띠배

한국무속신앙사전
띠배
풍어제에서 제의 마지막에 바다로 띄워 보내는 모형(模型)의 의식용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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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제에서 제의 마지막에 바다로 띄워 보내는 모형(模型)의 의식용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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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원
정의풍어제에서 제의 마지막에 바다로 띄워 보내는 모형(模型)의 의식용 배.
내용띠배는 [볏짚](/topic/볏짚) 등으로 만든 모형의 배로 주로 해안 지역의 [마을](/topic/마을)굿에서 볼 수 있는 무구이다. 우리에게는 [위도띠뱃놀이](/topic/위도띠뱃놀이)에서 볼 수 있는 띠배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남해안별신굿](/topic/남해안별신굿), 제주도의 영등굿, 추자도의 마을굿, 거제도 별신굿 등에서도 제의 마지막 과정에서 띠배를 바다에 띄워 보낸다. 우리와 인접해 있는 일본과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띠배와 유사한 형태의 모형 배를 볼 수 있다.

띠배의 명칭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주로 띄배•떼배•짚배•[퇴송](/topic/퇴송)배로 불린다. 이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띠배는 주로 짚으로 만들며, 마을의 좋지 않은 액을 실어 바다로 띄워 보내는 역할을 한다. 위도 지역에서는 제의가 끝날 무렵에 배를 바다에 띄워 보낸다는 의미로도 부르지만 띠배를 만드는 주 재료가 띠라는 [식물](/topic/식물)이기에 ‘띠배’라고 한다.

위도띠뱃놀이에서 볼 수 있는 띠배는 길이 2~3m, 배의 높이 70~80㎝, 폭 1.5m 규모이다. 이곳의 띠배는 원당제가 행해지는 정월 초사흘 당일에 제작된다. 띠배 제작에는 남자들만이 참여한다. 먼저 띠배 제작에 사용하는 재료를 미리 준비해 놓는다. 띠배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는 볏짚, 띠, 합판, 스티로폼 부망과 그물 등이다. 배를 만드는 순서는 우선 배의 골격을 만든 다음, 볏짚과 나뭇[가지](/topic/가지) 등을 모아 골격에 따라 맨 아래부터 위로 엮어 올라간다. 배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 돛대를 세우고, 뒤편에 키를 달고, 바다 위에서 뜰 수 있도록 스티로폼 부표를 여러 곳에 단다. 띠배가 완성되면 성기가 부각된 사람 모양의 [허수아비](/topic/허수아비)(제웅이•[허재비](/topic/허재비)) 7개를 만들어 각자 역할에 맞는 자리에 놓는다. 그리고 용왕굿이 끝나면 [용왕상](/topic/용왕상)에 차려진 과일과 음식 등을 배 안에 넣어 두고, 무사히 바다로 갈 수 있도록 노잣돈을 꽂아 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모두 끝나면 모선(母船)이 먼 바다로 띠배를 끌고 나가 즐겁게 배 위에서 배치기 소리를 하면서 한참 원을 그리며 돈 다음 줄을 풀어 바다에 띄워 보낸다.

해안 지역에서 보이는 띠배는 위도띠뱃놀이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제작하여 바다에 띄워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전남의 상마도 지역처럼 개인들이 직접 만들어 띄워 보내는 경우도 있다. 전남의 상마도에서는 마을의 용왕굿이 끝나면 각 가정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띠배를 바다에 들고 나와 띄운다. 이곳에서도 위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띠배에 용왕상에 올려놓았던 음식과 함께 노잣돈을 함께 실어 보낸다. 이 지역에서는 바다에 띄워 보낸 배가 가장 먼저 앞서가면 그해 풍어를 올릴 수 있고, 집안에 좋은 일만 생기는 것으로 믿고 있다.

제의 마지막 과정에 배를 바다에 띄워 보내는 것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마을의 좋지 않은 액을 바다로 실어 보내 마을에 아무런 일이 없기를 기원하기 위함이 강하다. 이는 과거 서해안 지역에서 출어(出漁)[고사](/topic/고사) 후에 바다에 띄워 보낸 배방선과 호남 도서 지역에서 행해지던 [방실놀이](/topic/방실놀이)에 등장하는 매생이배와 마찬가지로 마을의 좋지 않은 액을 바다에 실어 보내어 마을에 아무런 탈이 없도록 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띠배 자체가 하나의 제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띠배 안에 성기가 부각되어 있는 허수아비가 놓여 있다는 점에서 바다를 관장하는 여성적 성격을 지닌 용신과의 결합을 통해 풍어를 기원하고자 하는 주민들이 바다로 배를 띄워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볼 수 있는 남근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출어 전에 남근석을 구[멍에](/topic/멍에) 놓고 가면 풍어를 올릴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띠배와 유사한 형태가 일본, 캄보디아, 중국 등의 동아시아에서 보인다는 점에서 띠배는 해양문화와 관련된 남방문화의 흔적으로 보아도 결코 [무리](/topic/무리)가 아닐 것이다. 특히 띠배가 해안 지역의 풍어제에서 등장한 점에서 보면 해양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무구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해도부락제의 신 출현 형식고-상마도 당산제와 [용왕제](/topic/용왕제)를 중심으로 (김정업, 한국민속학 8, 민속학회, 1975)
용배 젓기 고 (김광언, 문화재 27, 문화재관리국, 1994)
위도띠뱃굿에서 보이는 띠배의 의미 고찰 (서종원, 생활문물연구 9, 국립민속박물관, 2003)
[위도띠뱃놀이](/topic/위도띠뱃놀이) (김익두 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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