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유수

한국무속신앙사전
굿청 장식용 종이무구로서 한이 많은 [원귀](/topic/원귀)들이 다음 생에서 좋은 짝을 만나 인도환생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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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청 장식용 종이무구로서 한이 많은 [원귀](/topic/원귀)들이 다음 생에서 좋은 짝을 만나 인도환생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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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희
정의굿청 장식용 종이무구로서 한이 많은 [원귀](/topic/원귀)들이 다음 생에서 좋은 짝을 만나 인도환생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내용낙화유수는 종이로 만든 무구이다. 전북 지역 오구 씨끔굿에 사용하는 굿청 장식무구로 활용되고 있다. 굿청에 외약 새끼줄을 쳐 놓고 새끼줄 양쪽 끝에 낙화유수를 하나씩 매달아 놓는데, 이는 남자 망자와 여자 망자를 의미한다. 형태는 연(鳶) 모양과 흡사한데 끝에는 흰색, 녹색, 황색, 청색, 홍색의 [한지](/topic/한지)가 연의 꼬리처럼 여러 가닥 매달려 있다.

낙화유수에는 백제 의자왕 때 [백마강](/topic/백마강)에 떨어져 죽은 삼천궁녀처럼 한이 많은 [원귀](/topic/원귀)들이 다음 생에서 좋은 짝을 만나 인도환생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낙화유수라는 명칭은 일차적으로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를 나타내거나 힘과 세력이 약해져 쇠락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국 당(唐)나라 시인 고변(高騈)이 지은 시(詩) ‘방은자불우(訪隱者不遇)’에 나오는 다음 구절에서 유래한 성어(成語)라고 한다.

“떨어지는 꽃이 강물 위로 흐르는 데서 넓은 세상을 알고[落花流水認天台]술에 반쯤 취하여 한가하게 읊으며 혼자서 왔다[半醉閑吟獨自來].”

또한 낙화유수는 ‘꽃은 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기를 바라고, 물은 꽃을 싣고 흐르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서로 그리워함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낙화유수는 좋은 짝을 만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담겨 있기에 새끼줄 양쪽에 남자 망자와 여자 망자를 상징하는 낙화유수를 걸어두어 이생에서 맺지 못한 인연을 다음 생에서는 이루기를 염원하는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낙화유수는 [처용무](/topic/처용무)에서 두 팔을 좌우로 한 번씩 뿌리는 [춤사위](/topic/춤사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처용무는 신라 말 제49대 헌강왕 때 시작되어 고려시대에는 [팔관회](/topic/팔관회), [연등회](/topic/연등회) 등에서 연행되었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더욱 발전하여 궁중 [나례](/topic/나례)의식에서 학무연화대무와 함께 [합설](/topic/합설)로 연행되었다. 낙화유수라는 춤사위를 통해 연속적 동작의 반복으로 물이 흐르듯 시간과 공간이 계속되는 우주의 순환성을 표현한다고 해석되고 있다. 처용무가 예로부터 무의식(巫儀式)의 일환으로 연행된 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구 낙화유수의 무속적 속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낙화유수를 무구로 사용하는 무녀는 전라북도 정읍의 대표적인 세습무였던 고(故) [전금순](/topic/전금순) 무녀이다. 전금순 무녀의 굿에는 성주기, 산신기 등의 깃발이 걸리고, 연봉, 함박꽃, [목단꽃](/topic/목단꽃) 등의 지화와 영사초롱, 낙화유수, 색지, 방망이, 팔보살, 시왕신위, 금강탑 등이 장식되어 호남의 다른 굿판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과거에는 굿의 [악사](/topic/악사)로 참여하는 고인들이 낙화유수를 직접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단골](/topic/단골)이 직접 무구를 취급하는 만물상에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전금순 무녀가 고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후에 낙화유수가 무구로 사용될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단정할 수가 없다.
참고문헌[처용무](/topic/처용무)와 티벳 참(chams)의 비교 연구 (박은영, 한국체육철학회지 제12권, 한국체육철학회, 2004)
전북지역 무당굿 연구 (이영금, 전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7)
인간과 신을 잇는 상징, 무구-전라남도·전라북도·제주도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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