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tion | 나락은 도정(搗精)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겉곡이다. 도정을 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나락이나 도정을 한 알곡인 쌀은 가정신앙의 주요한 신체(神體)로 [봉안](/topic/봉안)되는 사례들이 많다. 나락이 가정신의 다양한 신체로 섬겨지는 것은 대표적인 곡령(穀靈)신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락이 가정신앙의 신체로 봉안된 예는 주로 경기 이남의 도작문화권(稻作文化圈) 지역에서 널리 확인된다. 전라도 지방 철륭오가리, 경상도 지방 꺼칠용단지, 경기도․충청도․강원도 지방의 터줏단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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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orname | 김재호 |
특징 | 나락을 신체로 위하는 경우는 그 신체가 주로 옥외에 [봉안](/topic/봉안)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벼의 껍질을 탈각하지 않는 볍씨 상태로 단지류에 넣어 모시는 것이다. 이는 도정한 쌀보다 나락 상태가 옥외의 환경조건에 오랫동안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정한 쌀은 장마철이 지나면 [바구니](/topic/바구니)에 벌레가 생기는 등 피해가 크지만 껍질을 탈각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나락은 해를 넘겨도 벌레가 생기는 등의 피해가 거의 없다. 따라서 나락의 생명성이 도정을 한 쌀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주로 옥외의 신격들로 나락이 이용되고 있다. 실내에 모시는 [조상단지](/topic/조상단지), [신줏단지](/topic/신줏단지), [성줏단지](/topic/성줏단지), [삼신단지](/topic/삼신단지) 등도 간혹 나락을 넣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는 원래 겉곡인 나락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도정기술이 발달하고 봉헌물의 의미가 강화되면서 쌀로 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 특징 | 나락을 신체로 위하는 경우는 그 신체가 주로 옥외에 [봉안](/topic/봉안)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벼의 껍질을 탈각하지 않는 볍씨 상태로 단지류에 넣어 모시는 것이다. 이는 도정한 쌀보다 나락 상태가 옥외의 환경조건에 오랫동안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정한 쌀은 장마철이 지나면 [바구니](/topic/바구니)에 벌레가 생기는 등 피해가 크지만 껍질을 탈각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나락은 해를 넘겨도 벌레가 생기는 등의 피해가 거의 없다. 따라서 나락의 생명성이 도정을 한 쌀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주로 옥외의 신격들로 나락이 이용되고 있다. 실내에 모시는 [조상단지](/topic/조상단지), [신줏단지](/topic/신줏단지), [성줏단지](/topic/성줏단지), [삼신단지](/topic/삼신단지) 등도 간혹 나락을 넣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는 원래 겉곡인 나락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도정기술이 발달하고 봉헌물의 의미가 강화되면서 쌀로 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 정의 | 나락은 도정(搗精)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겉곡이다. 도정을 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나락이나 도정을 한 알곡인 쌀은 가정신앙의 주요한 신체(神體)로 [봉안](/topic/봉안)되는 사례들이 많다. 나락이 가정신의 다양한 신체로 섬겨지는 것은 대표적인 곡령(穀靈)신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락이 가정신앙의 신체로 봉안된 예는 주로 경기 이남의 도작문화권(稻作文化圈) 지역에서 널리 확인된다. 전라도 지방 철륭오가리, 경상도 지방 꺼칠용단지, 경기도․충청도․강원도 지방의 터줏단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정의 | 나락은 도정(搗精)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겉곡이다. 도정을 하지 않은 볍씨 상태의 나락이나 도정을 한 알곡인 쌀은 가정신앙의 주요한 신체(神體)로 [봉안](/topic/봉안)되는 사례들이 많다. 나락이 가정신의 다양한 신체로 섬겨지는 것은 대표적인 곡령(穀靈)신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락이 가정신앙의 신체로 봉안된 예는 주로 경기 이남의 도작문화권(稻作文化圈) 지역에서 널리 확인된다. 전라도 지방 철륭오가리, 경상도 지방 꺼칠용단지, 경기도․충청도․강원도 지방의 터줏단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내용 | 나락을 신체로 [봉안](/topic/봉안)하는 대표적인 가정신앙으로는 주로 옥외에 신체가 있는 전라도지역의 철륭, 경상도지역의 꺼칠용단지, 충청도나 경기도 등지의 터줏단지 등이 있다. 이들 신앙은 햇곡식을 추수하면 처음 [수확](/topic/수확)한 [수지](/topic/수지)나락을 철륭오가리나 용단지 또는 터줏단지 등에 봉안한 묶은 나락과 교체하고, 묶은 나락은 찧어서 식구들끼리만 밥을 해먹는 것이 핵심을 이룬다. 나락뿐만 아니라 쌀을 신체로 하는 각종 단지류 신앙도 모두 이와 같은 구조이다. 묵은 곡식을 햇곡식으로 교체하는 의례는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서 [고사](/topic/고사)를 통해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설, [정월대보름](/topic/정월대보름), 추석, 동지 등과 같은 명절에도 각종 시절음식을 차려 의례를 올리고 풍농을 비롯한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일하게 나락을 신체로 봉안하지만 신의 기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전라도의 철륭은 주로 뒤꼍에 모시지만 터주와는 구별되어 별도로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라도 가정신앙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철륭이다. 주로 집터를 관장하는 신으로 인식되긴 하지만 특히 산 밑에 집터를 잡았거나 집터가 센 곳, 집 뒤에 큰 나무나 바위가 있는 집에서 주로 철륭을 모신다. 철륭의 성격은 지신(地神)과 유사하지만 가정에 따라 장광([장독대](/topic/장독대))과 동일하게 여기기도 한다. 경상도 꺼칠용단지는 옥내에 모시는 쌀용단지와 짝을 이루는 것으로, 농사의 신이자 재물 및 재복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진다. 터줏단지는 자구적 의미 그대로 집터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인식된다. 이렇듯 나락이라는 동일한 신체를 모심에도 신앙의 내용이 각기 다른 것은 나락이 지니는 곡령의 의미가 지역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중층적이라는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면적으로 드러내는 풍농의 기능, 재물과 재복의 기능, 용과 관련한 농사신으로의 기능,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로서의 기능, 지신으로서의 기능 등은 민간신앙이 갖는 미분화된 성격으로 규정하기보다 복합적이고도 중층적인 다기능을 갖는 측면으로 해석해야 할 여지가 더 크다. | 내용 | 나락을 신체로 [봉안](/topic/봉안)하는 대표적인 가정신앙으로는 주로 옥외에 신체가 있는 전라도지역의 철륭, 경상도지역의 꺼칠용단지, 충청도나 경기도 등지의 터줏단지 등이 있다. 이들 신앙은 햇곡식을 추수하면 처음 [수확](/topic/수확)한 [수지](/topic/수지)나락을 철륭오가리나 용단지 또는 터줏단지 등에 봉안한 묶은 나락과 교체하고, 묶은 나락은 찧어서 식구들끼리만 밥을 해먹는 것이 핵심을 이룬다. 나락뿐만 아니라 쌀을 신체로 하는 각종 단지류 신앙도 모두 이와 같은 구조이다. 묵은 곡식을 햇곡식으로 교체하는 의례는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서 [고사](/topic/고사)를 통해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설, [정월대보름](/topic/정월대보름), 추석, 동지 등과 같은 명절에도 각종 시절음식을 차려 의례를 올리고 풍농을 비롯한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일하게 나락을 신체로 봉안하지만 신의 기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전라도의 철륭은 주로 뒤꼍에 모시지만 터주와는 구별되어 별도로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라도 가정신앙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철륭이다. 주로 집터를 관장하는 신으로 인식되긴 하지만 특히 산 밑에 집터를 잡았거나 집터가 센 곳, 집 뒤에 큰 나무나 바위가 있는 집에서 주로 철륭을 모신다. 철륭의 성격은 지신(地神)과 유사하지만 가정에 따라 장광([장독대](/topic/장독대))과 동일하게 여기기도 한다. 경상도 꺼칠용단지는 옥내에 모시는 쌀용단지와 짝을 이루는 것으로, 농사의 신이자 재물 및 재복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진다. 터줏단지는 자구적 의미 그대로 집터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인식된다. 이렇듯 나락이라는 동일한 신체를 모심에도 신앙의 내용이 각기 다른 것은 나락이 지니는 곡령의 의미가 지역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중층적이라는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면적으로 드러내는 풍농의 기능, 재물과 재복의 기능, 용과 관련한 농사신으로의 기능, 집터를 관장하는 터주로서의 기능, 지신으로서의 기능 등은 민간신앙이 갖는 미분화된 성격으로 규정하기보다 복합적이고도 중층적인 다기능을 갖는 측면으로 해석해야 할 여지가 더 크다. | 역사 | 나락이 가정신앙에서 신체로 [봉안](/topic/봉안)되는 것은 각종 곡식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곡령신앙(穀靈信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곡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생물학적인 생명을 담보해주는 식량의 근본임과 동시에 그 자체로 [종자](/topic/종자)(種子)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증식하고 삶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주는 재물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곡식 가운데에서 볍씨인 나락이 농가에서 신체로 널리 봉안하는 것은 분명 벼농사의 일반화 과정과도 관련이 깊다. 17, 18세기 삼남지방으로 수도(水稻)재배가 확대되어 일반화된 것은 나락 관련 신앙의 확대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이는 나락을 신체로 모시는 철륭이나 용단지 같은 가정신앙이 주로 삼남지방에서 넓게 분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벼의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 볍씨인 나락을 신앙화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벼가 다른 곡종들에 비해 생산성이 높고, 질이 우수하며, 보관성이 높아 문화적으로도 선호된 점 또한 나락 중시 관념을 생성하였다. 이러한 관념이 나락에 대한 신앙화로 이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이유와 배경 속에서 나락은 일찍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고려시대 불복장물(佛腹藏物)의 [오곡](/topic/오곡)(五穀) 가운데 쌀이 포함된 것은 단적인 예이다. 가정신앙에서 나락 이외에 도정한 알곡인 쌀을 봉안하는 사례들 역시 종교문화적인 맥락과 배경은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봉안물의 초기 형태는 볍씨 상태였다가 점차 알곡인 쌀로 변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 역사 | 나락이 가정신앙에서 신체로 [봉안](/topic/봉안)되는 것은 각종 곡식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곡령신앙(穀靈信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곡식은 인간으로 하여금 생물학적인 생명을 담보해주는 식량의 근본임과 동시에 그 자체로 [종자](/topic/종자)(種子)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증식하고 삶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주는 재물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곡식 가운데에서 볍씨인 나락이 농가에서 신체로 널리 봉안하는 것은 분명 벼농사의 일반화 과정과도 관련이 깊다. 17, 18세기 삼남지방으로 수도(水稻)재배가 확대되어 일반화된 것은 나락 관련 신앙의 확대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이는 나락을 신체로 모시는 철륭이나 용단지 같은 가정신앙이 주로 삼남지방에서 넓게 분포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벼의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 볍씨인 나락을 신앙화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벼가 다른 곡종들에 비해 생산성이 높고, 질이 우수하며, 보관성이 높아 문화적으로도 선호된 점 또한 나락 중시 관념을 생성하였다. 이러한 관념이 나락에 대한 신앙화로 이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이유와 배경 속에서 나락은 일찍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고려시대 불복장물(佛腹藏物)의 [오곡](/topic/오곡)(五穀) 가운데 쌀이 포함된 것은 단적인 예이다. 가정신앙에서 나락 이외에 도정한 알곡인 쌀을 봉안하는 사례들 역시 종교문화적인 맥락과 배경은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봉안물의 초기 형태는 볍씨 상태였다가 점차 알곡인 쌀로 변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 형태 | 나락은 낟알 그 자체로 신앙하기보다 단지나 항아리 등에 담아서 그 전체를 하나의 신앙 대상물로 삼는다. 그러면서 나락의 명칭은 드러내지 않고 철륭이나 용단지 등으로 부른다. 가정신앙의 대상신에는 [조상단지](/topic/조상단지)나 [삼신바[가지](/topic/가지)](/topic/삼신바가지)와 같이 단지류나 바가지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단지나 바가지들이 신체가 되거나 신앙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적인 대상은 단지나 바가지가 아니라 그 안에 [봉안](/topic/봉안)하고 있는 곡식과 같은 내용물이다. 단지나 바가지는 봉안물을 담고 있는 그릇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신앙인들이 신격을 지칭할 때 조상단지, 삼신바가지 등으로 부르기 때문에 단지나 바가지가 신체인 것처럼 오인된 것이다. 이는 겉으로 들어난 형태가 단지나 바가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신앙행위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지나 바가지 등 그릇 자체를 신앙하는 것이 아니라 그릇 안에 담긴 내용물이 신앙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햇곡식을 [수확](/topic/수확)하였을 때 기존의 묵은 곡식을 햇곡식으로 바꾸고 묵은 곡식은 식구들끼리 밥을 해먹는다고 하는 것 등의 신앙행위는 그 초점이 바로 그릇 안의 내용물에 맞추어져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바가지나 단지 같은 용기 그 자체가 신앙적 의미를 가진다기보다 그 안에 봉안된 곡식이 신앙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곡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겨서 어디에 안치되는지에 따라 신격이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나락을 가정신앙으로 봉안하는 형태는 볍씨 상태의 나락을 단지나 항아리와 같은 옹기에 담아 뚜껑을 봉한 다음 뒤꼍이나 [장독대](/topic/장독대) 등에 봉안하면서 철륭(또는 철룡)이나 용단지라고 칭하면서 위하는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옥외의 뒤뜰이나 장독대 또는 고방이나 뒤꼍 [처마](/topic/처마) 밑 같은 곳에 보관하는 항아리나 단지이며, 그 안에는 도정을 하지 않은 나락을 넣어 봉안한 형태로 신앙된다. 신앙형태로 보면 전라도지역의 철륭오가리, 경상도지역의 옥외 꺼칠용단지가 나락을 신체로 위하는 대표적인 가정신앙에 해당한다. 간혹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등지의 터줏단지도 이에 속한다. 그러나 가정신앙의 일반적인 형태인 조상단지, [신줏단지](/topic/신줏단지), [성줏단지](/topic/성줏단지), [삼신단지](/topic/삼신단지) 등에도 알곡식인 쌀 대신 겉곡식인 나락을 신체로 하여 옥내에 모신 사례도 많이 확인된다. 이런 점을 볼 때 벼를 중심으로 하는 곡령신앙은 가정신앙의 주요한 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신체인 나락을 봉안하는 옹기단지는 지역과 크기에 따라 독, 항아리, 오가리 등으로 달리 불리기도 한다. | 형태 | 나락은 낟알 그 자체로 신앙하기보다 단지나 항아리 등에 담아서 그 전체를 하나의 신앙 대상물로 삼는다. 그러면서 나락의 명칭은 드러내지 않고 철륭이나 용단지 등으로 부른다. 가정신앙의 대상신에는 [조상단지](/topic/조상단지)나 [삼신바[가지](/topic/가지)](/topic/삼신바가지)와 같이 단지류나 바가지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단지나 바가지들이 신체가 되거나 신앙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적인 대상은 단지나 바가지가 아니라 그 안에 [봉안](/topic/봉안)하고 있는 곡식과 같은 내용물이다. 단지나 바가지는 봉안물을 담고 있는 그릇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신앙인들이 신격을 지칭할 때 조상단지, 삼신바가지 등으로 부르기 때문에 단지나 바가지가 신체인 것처럼 오인된 것이다. 이는 겉으로 들어난 형태가 단지나 바가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신앙행위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지나 바가지 등 그릇 자체를 신앙하는 것이 아니라 그릇 안에 담긴 내용물이 신앙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햇곡식을 [수확](/topic/수확)하였을 때 기존의 묵은 곡식을 햇곡식으로 바꾸고 묵은 곡식은 식구들끼리 밥을 해먹는다고 하는 것 등의 신앙행위는 그 초점이 바로 그릇 안의 내용물에 맞추어져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바가지나 단지 같은 용기 그 자체가 신앙적 의미를 가진다기보다 그 안에 봉안된 곡식이 신앙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곡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겨서 어디에 안치되는지에 따라 신격이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나락을 가정신앙으로 봉안하는 형태는 볍씨 상태의 나락을 단지나 항아리와 같은 옹기에 담아 뚜껑을 봉한 다음 뒤꼍이나 [장독대](/topic/장독대) 등에 봉안하면서 철륭(또는 철룡)이나 용단지라고 칭하면서 위하는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옥외의 뒤뜰이나 장독대 또는 고방이나 뒤꼍 [처마](/topic/처마) 밑 같은 곳에 보관하는 항아리나 단지이며, 그 안에는 도정을 하지 않은 나락을 넣어 봉안한 형태로 신앙된다. 신앙형태로 보면 전라도지역의 철륭오가리, 경상도지역의 옥외 꺼칠용단지가 나락을 신체로 위하는 대표적인 가정신앙에 해당한다. 간혹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등지의 터줏단지도 이에 속한다. 그러나 가정신앙의 일반적인 형태인 조상단지, [신줏단지](/topic/신줏단지), [성줏단지](/topic/성줏단지), [삼신단지](/topic/삼신단지) 등에도 알곡식인 쌀 대신 겉곡식인 나락을 신체로 하여 옥내에 모신 사례도 많이 확인된다. 이런 점을 볼 때 벼를 중심으로 하는 곡령신앙은 가정신앙의 주요한 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신체인 나락을 봉안하는 옹기단지는 지역과 크기에 따라 독, 항아리, 오가리 등으로 달리 불리기도 한다. | 지역사례 | 대표적인 사례로 전라도의 철륭오가리, 경상도의 꺼칠용단지, 충청도의 터줏단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라남도 곡성군 오산면 청단리 청단[마을](/topic/마을)에서는 철륭이라고 하여 큰 오가리(단지)를 장꽝([장독대](/topic/장독대))에 모시고 이를 ‘철륭오가리’라고 부르며 위한다. 장독대에서 오가리를 놓는 자리는 깨끗하게 따로 마련하고 오가리 안에는 그해 [수확](/topic/수확)한 첫 나락을 넣어둔다. 뚜껑을 덮은 오가리 주위는 새끼줄로 둘러 막아두고 설 대보름, 추석에 밥을 해서 철륭오가리 앞에 차리고 철륭공을 드린다. 나락은 매년 새로 갈아 넣는다. 이때 오가리에 있던 기존의 나락은 꺼내어 찧어서 밥을 해 먹는다. 하지만 이 쌀로 떡을 해서 먹지는 않는다.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려고 하면 철륭오가리의 쌀이 밖으로 나와 흩어져 있다고 한다. 철륭오가리는 장독대 대신 집 뒤꼍에 모시기도 한다. 명절 이외에 철륭공을 별도로 드릴 때는 [정화수](/topic/정화수)를 떠다가 접시에 받쳐놓는다. 자손이 없고 매사가 잘 풀리지 않는 집에서 철륭을 특별히 모시기도 한다. 이때는 점쟁이에게 문복(問卜)해서 철륭공을 드리라고 하면 철륭오가리를 마련한다. 충청남도 연기군 전의면 다방리 사방굴마을에서는 장광에 [터줏가리](/topic/터줏가리)를 만들어 씌워 모신다. 이렇게 한 것을 ‘터줏단지’ 또는 ‘터줏대감’이라고 부른다. 터주는 집안의 터를 관리하는 신령으로, 단지 안에는 나락을 넣고 짚으로 터줏가리를 만들어 씌운다. 터줏단지에는 보통 3~5되 분량의 벼를 넣어둔다. 이 벼는 칠월칠석 때 꺼내어 찧어다가 묵은쌀과 섞어 터주에 바친다. 단지는 가을에 타작할 때까지 비워두었다가 햇벼로 갈아 넣는다. 나락을 교체한 뒤에는 터줏가리를 새로 엮어 씌우고 헌 것은 태워 없앤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서미리 목현마을에서는 두 개의 단지에 하나는 쌀을 넣고 다른 하나에는 나락을 넣어둔다. 쌀을 넣은 것은 쌀용, 나락을 넣은 것은 꺼칠용이라고 하여 모신다. 쌀용은 집 안에다 모시기 때문에 달리 ‘안용’이라고도 하며, 부인으로 의인화되어 여성으로 인식된다. 대신 꺼칠용은 뒤꼍이나 [굴뚝](/topic/굴뚝) 아래 등 바깥에 모셔지며, 달리 ‘터용’이라고도 한다. 꺼칠용은 남편 또는 영감으로 의인화되며, 남성으로 인식된다. 쌀용은 매년 [수지](/topic/수지) 쌀, 꺼칠용은 수지 나락을 각각 갈아 넣는다. 용단지에 제를 지낼 때는 쌀용에 먼저 음식을 올린 뒤에 꺼칠용에게 올린다. 용단지를 모시는 것은 윗대에서부터 전승된 것이기도 하고 현몽이나 점괘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쌀용은 초여름 [모내기](/topic/모내기)철에 한 그릇 정도만 남기고 꺼내어 식구끼리 밥을 해먹기도 한다. 그러나 꺼칠용은 햇곡식을 수확하여 새로 갈 때까지 꺼내지 않는다. 이들 사례는 각기 다른 성격의 기능을 하는 가정신앙이지만 신체는 모두 나락을 [봉안](/topic/봉안)한 것이라는 공통성을 지닌다. 그리고 이들 나락은 해마다 추수 후에 수지 나락으로 교체하며, 교체한 묵은 곡식은 찧어서 집안 식구끼리만 밥을 해먹는 관습이 있다. | 지역사례 | 대표적인 사례로 전라도의 철륭오가리, 경상도의 꺼칠용단지, 충청도의 터줏단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라남도 곡성군 오산면 청단리 청단[마을](/topic/마을)에서는 철륭이라고 하여 큰 오가리(단지)를 장꽝([장독대](/topic/장독대))에 모시고 이를 ‘철륭오가리’라고 부르며 위한다. 장독대에서 오가리를 놓는 자리는 깨끗하게 따로 마련하고 오가리 안에는 그해 [수확](/topic/수확)한 첫 나락을 넣어둔다. 뚜껑을 덮은 오가리 주위는 새끼줄로 둘러 막아두고 설 대보름, 추석에 밥을 해서 철륭오가리 앞에 차리고 철륭공을 드린다. 나락은 매년 새로 갈아 넣는다. 이때 오가리에 있던 기존의 나락은 꺼내어 찧어서 밥을 해 먹는다. 하지만 이 쌀로 떡을 해서 먹지는 않는다.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려고 하면 철륭오가리의 쌀이 밖으로 나와 흩어져 있다고 한다. 철륭오가리는 장독대 대신 집 뒤꼍에 모시기도 한다. 명절 이외에 철륭공을 별도로 드릴 때는 [정화수](/topic/정화수)를 떠다가 접시에 받쳐놓는다. 자손이 없고 매사가 잘 풀리지 않는 집에서 철륭을 특별히 모시기도 한다. 이때는 점쟁이에게 문복(問卜)해서 철륭공을 드리라고 하면 철륭오가리를 마련한다. 충청남도 연기군 전의면 다방리 사방굴마을에서는 장광에 [터줏가리](/topic/터줏가리)를 만들어 씌워 모신다. 이렇게 한 것을 ‘터줏단지’ 또는 ‘터줏대감’이라고 부른다. 터주는 집안의 터를 관리하는 신령으로, 단지 안에는 나락을 넣고 짚으로 터줏가리를 만들어 씌운다. 터줏단지에는 보통 3~5되 분량의 벼를 넣어둔다. 이 벼는 칠월칠석 때 꺼내어 찧어다가 묵은쌀과 섞어 터주에 바친다. 단지는 가을에 타작할 때까지 비워두었다가 햇벼로 갈아 넣는다. 나락을 교체한 뒤에는 터줏가리를 새로 엮어 씌우고 헌 것은 태워 없앤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서미리 목현마을에서는 두 개의 단지에 하나는 쌀을 넣고 다른 하나에는 나락을 넣어둔다. 쌀을 넣은 것은 쌀용, 나락을 넣은 것은 꺼칠용이라고 하여 모신다. 쌀용은 집 안에다 모시기 때문에 달리 ‘안용’이라고도 하며, 부인으로 의인화되어 여성으로 인식된다. 대신 꺼칠용은 뒤꼍이나 [굴뚝](/topic/굴뚝) 아래 등 바깥에 모셔지며, 달리 ‘터용’이라고도 한다. 꺼칠용은 남편 또는 영감으로 의인화되며, 남성으로 인식된다. 쌀용은 매년 [수지](/topic/수지) 쌀, 꺼칠용은 수지 나락을 각각 갈아 넣는다. 용단지에 제를 지낼 때는 쌀용에 먼저 음식을 올린 뒤에 꺼칠용에게 올린다. 용단지를 모시는 것은 윗대에서부터 전승된 것이기도 하고 현몽이나 점괘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쌀용은 초여름 [모내기](/topic/모내기)철에 한 그릇 정도만 남기고 꺼내어 식구끼리 밥을 해먹기도 한다. 그러나 꺼칠용은 햇곡식을 수확하여 새로 갈 때까지 꺼내지 않는다. 이들 사례는 각기 다른 성격의 기능을 하는 가정신앙이지만 신체는 모두 나락을 [봉안](/topic/봉안)한 것이라는 공통성을 지닌다. 그리고 이들 나락은 해마다 추수 후에 수지 나락으로 교체하며, 교체한 묵은 곡식은 찧어서 집안 식구끼리만 밥을 해먹는 관습이 있다. | 의의 | 나락을 넣어 모신 [가신](/topic/가신)의 신체들은 새해 햇곡이 [수확](/topic/수확)될 때까지 보존되었다가 교체된다. 이는 [곡물](/topic/곡물)을 성장케 하고 집안 재물의 바탕이 되는 곡물정령의 대표를 보존함으로써 증산(增産)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신앙형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락은 씨앗으로서의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한 해 동안의 볍씨 보존은 [농업](/topic/농업)기술상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종자](/topic/종자)의 보존역할도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지](/topic/수지) 나락은 결실 상태가 특히 좋은 것이다. 이것들을 신체로 [봉안](/topic/봉안)하여 소비하지 않고 모신다는 것은 우성종자의 보존을 신앙의 형태로 유지하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대에는 비상식량의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하는 경제적 의미 또한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체에 해당하는 봉안된 나락은 신곡(新穀)이 수확되면 교체된다. 이는 가신에게 신곡을 바치는 천신(薦新)의 행위임과 동시에 곡령의 확대재생산을 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곡(舊穀)이 신곡으로 교체됨으로써 곡령의 증식이 보장되는 것은 집안의 번영이나 세대의 확대재생산과 동일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구곡은 반드시 집안 식구끼리 먹는 관습이 강하다. 이는 곡령이 지니고 있는 신령스러움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음으로써 복록을 잘 [갈[무리](/topic/무리)](/topic/갈무리)하고자 한 의도로 여겨진다. 나락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곡령관념과 가정신앙은 다양한 방식의 농경의례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특히 수확 이후에서부터 이듬해의 농사가 시작될 때까지 곡물종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곡령재생의례가 가정신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곡령관념을 드러내는 비교종교학적 의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황금[가지](/topic/가지) (프레이저 저, 장병길 역, 삼성출판사, 1990) 안동지역의 용단지 (김명자, 문화재 26, 문화재관리국, 1993) 露積慣行論 (남근우, 민속학연구 창간호, 국립민속박물관, 1994) [오곡](/topic/오곡) 개념의 변천과 중시의 문화적 배경 (배영동, 농경생활의 문화읽기, 민속원, 2000) 한국의 가정신앙-하 (김명자 외, 민속원, 2005) 한국의 가정신앙-경북․전남․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2008) 곡식에 대한 신성관념과 의례의 의미-농가의 [가신](/topic/가신) 신체로 인식된 곡식을 중심으로 (배영동, [농업](/topic/농업)사연구 8, 한국농업사학회, 2009) | 의의 | 나락을 넣어 모신 [가신](/topic/가신)의 신체들은 새해 햇곡이 [수확](/topic/수확)될 때까지 보존되었다가 교체된다. 이는 [곡물](/topic/곡물)을 성장케 하고 집안 재물의 바탕이 되는 곡물정령의 대표를 보존함으로써 증산(增産)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신앙형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락은 씨앗으로서의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한 해 동안의 볍씨 보존은 [농업](/topic/농업)기술상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종자](/topic/종자)의 보존역할도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지](/topic/수지) 나락은 결실 상태가 특히 좋은 것이다. 이것들을 신체로 [봉안](/topic/봉안)하여 소비하지 않고 모신다는 것은 우성종자의 보존을 신앙의 형태로 유지하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대에는 비상식량의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하는 경제적 의미 또한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체에 해당하는 봉안된 나락은 신곡(新穀)이 수확되면 교체된다. 이는 가신에게 신곡을 바치는 천신(薦新)의 행위임과 동시에 곡령의 확대재생산을 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곡(舊穀)이 신곡으로 교체됨으로써 곡령의 증식이 보장되는 것은 집안의 번영이나 세대의 확대재생산과 동일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구곡은 반드시 집안 식구끼리 먹는 관습이 강하다. 이는 곡령이 지니고 있는 신령스러움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음으로써 복록을 잘 [갈[무리](/topic/무리)](/topic/갈무리)하고자 한 의도로 여겨진다. 나락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곡령관념과 가정신앙은 다양한 방식의 농경의례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특히 수확 이후에서부터 이듬해의 농사가 시작될 때까지 곡물종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곡령재생의례가 가정신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곡령관념을 드러내는 비교종교학적 의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 황금[가지](/topic/가지) (프레이저 저, 장병길 역, 삼성출판사, 1990) 안동지역의 용단지 (김명자, 문화재 26, 문화재관리국, 1993) 露積慣行論 (남근우, 민속학연구 창간호, 국립민속박물관, 1994) [오곡](/topic/오곡) 개념의 변천과 중시의 문화적 배경 (배영동, 농경생활의 문화읽기, 민속원, 2000) 한국의 가정신앙-하 (김명자 외, 민속원, 2005) 한국의 가정신앙-경북․전남․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2008) 곡식에 대한 신성관념과 의례의 의미-농가의 [가신](/topic/가신) 신체로 인식된 곡식을 중심으로 (배영동, [농업](/topic/농업)사연구 8, 한국농업사학회,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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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덕(여.66)터주 | 13260 김옥덕(여.66)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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